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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완독)서재 2022. 12. 20. 20:06
<프롤로그>
추천도서를 검색하다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책의 제목에 묘하게 끌렸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이타적인 관계가 삶에 더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다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다정한 것은 어떻게 적자생존을 했는지 궁금했다.
도서관에서 대출을 하려고 책을 처음 봤는데 두께가 꽤나 두꺼워서 조금 놀랐다.
제목만 보고 가볍게 읽는 에세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책은 논문같은 느낌이었다.
어려운 책이라 읽는데 오래 걸릴거 같았는데 읽다보니 또 금방 읽게 되었다.
뒷부분의 100페이지 정도가 참고문헌이라 실제 페이지는 300페이지 정도였다.
<적자생존>
적자생존에서 적자의 의미는 원래 환경에 잘 적응한 생물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쓸 때 적자생존의 의미를 자연선택(환경에 더 적합한 생물이
살아남는다)과 같은 의미로 사용했다. 이 당시는 강하고 냉혹한 자들은 살아남고
약한 자들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집단내 팽배했는데 150년 동안 사회운동 ·
구조조정 · 자유시장을 겪으며 언제부턴가 적자는 힘이 센 강자를 뜻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중이 생각하는 적자생존은 최악의 생존전략이다. 공격성이 높을수록
싸워서 다치거나 죽을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친화력과 무리생활>
우리들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종인 네안데르탈인보다 신체적으로 약자에
속했지만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고 호모 사피엔스는 살아남았다. 호모 사피엔스는
친화력이 높아 서로 소통이 가능했고 협력하여 큰 규모의 무리생활을 했다. 그래서
작은 무리생활을 하는 다른 종과의 싸움에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이처럼 친화력은
무리의 생존에 있어 유리하지만 외부인에게는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사람은 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다.
<마음이론>
우리는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에 평생 다른 사람의 마음을 궁금해한다. 마음이론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인데 사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
하다. 상대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그런 척 시늉하고 아닌 척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이론을 사용하기에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눈짓 · 손짓 · 몸짓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하니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마음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느끼지만 실제적인 감정은
타인에 대한 나의 추측과 추론에서 만들어진 생각이다.
<가축화>
개는 언제부터 사람과 함께 지내게 됐을까? 우리가 가축으로 기르는 소 · 양 · 돼지
등은 모두 온순하여 가축화가 쉽지만 늑대였던 개는 맹수라 가축화가 매우 어렵다.
학자들은 고대 사람들이 늑대를 가축화 할 수 있었던 이유로 늑대 스스로 가축화가
되었다고 보고있다. 빙하시대에 접어들며 일부 친화력 좋은 늑대들이 생존을 위해
사람의 주변을 맴돌다가 지금의 개들처럼 사람의 제스처를 이해하고 반응하면서
먹이를 얻어먹고 사냥을 도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가축화된 개는 명맥을 쉽게 잇고
있는데 반해 늑대는 끊임없이 멸종의 위협을 받고있다. 결론적으로 가축화된 개가
늑대보다 종족번식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늑대와 개는 유전형질은 같지만
외형에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가축화된 동물은 환경에 맞게 외형이 변하는 특징
을 보인다. 작아진 이와 짧아진 주둥이, 펄럭이는 귀와 동그랗게 말린 꼬리 그리고
탈색이 일어났다. 이런 특징 중 일부는 가축화된 다른 동물에서도 발견되곤 한다.
<보노보와 침팬치>
보노보와 침팬치는 현존하는 영장류 가운데 우리와 가장 가까운 두 친적이다.
보노보와 침팬치의 무리생활은 차이를 보이는데 침팬치는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반면 보노보는 서열과 상관없이 경쟁하지 않고 먹이를
나눠먹으며 친화적으로 지낸다. 종족번식에 있어서도 침팬치 수컷은 암컷을 차지
하려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데 보노보는 온순하고 우호적인 수컷이 짝짓기에 더
유리하다. 왜냐하면 보노보 암컷은 암컷끼리 서로 돕고 살기 때문에 수컷이 암컷에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약한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공격성이 낮은 수컷을 선호한다.
결국 암컷과 친하게 지내는 보노보가 복종시키는 침팬치보다 많은 후손을 남겼다.
<세로토닌>
가축화 실험에서 친화력이 상승할 때 가장 초기에 변화를 보이는 것은 세로토닌
농도다. 가축화된 모든 동물에게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고 이것은 공격성을
낮추고 친화력을 증진시키는 생리적 기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은 기분, 수면, 식욕, 기억 등을 담당하며 항우울제로 쓰인다.
<테스토스테론>
여성의 잠재의식 속에는 얼굴이 남성적인 남자에 대해 배우자에게 충실하지 않으며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할 사람으로 판단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남성들도 잠재
의식 속에 얼굴이 얼마나 남성적인가로 가진 힘을 가늠한다고 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될수록 눈썹활이 두드러지고 얼굴이 길어진다.
<옥시토신>
우리가 집단 내 타인을 만날 경우 옥시토신이 그들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느끼게
도와준다. 눈맞춤은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여 감정적 유대를 강화하는데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악수 하는것 보다 눈맞춤 시간을 길게 끄는 것이 효과가 더 좋다.
<외부자 공감 감소>
한 실험에서 다른 소대원이 속임수 쓰는 것을 보았을 때는 상대를 적극적으로 처벌
하려고 했지만 같은 소대원이 속임수 쓰는 것을 보았을 때는 처벌을 하지 않았다.
집단 정체성으로 용인 혹은 처벌이라는 행동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외부자의
공포와 고통에 대해 공감이 감소하는 양상은 모든 민족 집단에 일관되게 발생했다.
<편견>
어린이는 부모와 집안 사람들의 편견에 노출되어 성장하는데 가족 집단에 대한
동질성이 강화되면서 다른 집단에 대한 반감이 발달한다. 편견은 어려서부터
시작되어 완고하게 지속된다. 편견은 사회적 · 정치적 · 경제적 · 불평등의 근본
원인이 된다.
<비인간화>
백인 대표 그룹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흑인이 백인에 비해
얼마나 진화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모든 백인 인구 그룹에 흑인을 유인원화
하는 경향이 존재했고 이 경향은 새로운 형태의 은근한 인종차별주의가 아니라
흑인들의 인간성 자체를 부정하는 걸로 보였다. 또 백인 대학생들에게 흑인 어린이
사진을 보여주고 나이를 묻자 제 나이보다 다섯 살 정도 많게 보았을 뿐만 아니라
범죄에 책임이 있을 것이라 단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흑인 어린이가 법정에서
성인으로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에 반해 백인 어린이의 경우는 실제
나이보다 더 많게 보지 않았다.
<보복적 비인간화>
우리는 누군가가 위협으로 여겨질 때 신경망에서 그들을 제거할 능력을 갖고 있다.
연결감 · 공감 · 연민은 일어나지 않고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연결해 주고 있지만 비인간화 경향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비인간화 경향은 편견적인 집단에 그치지 않고 상대 집단에서 보복적으로 비인간화
하면서 여러 집단내에 빠르게 번지고 있다.
<우생학>
우생학은 사람을 선택적으로 번식시키는데 고대 로마에서는 기형아를 출산하면
즉시 살해하도록 명령했고 이누이트족은 신체장애나 정신질환이 있는 어린이를
죽이는 관습이 있었다. 또 독일의 우생학운동은 뇌전증 · 조현병 · 치매환자 혹은
지능지수 70이하의 사람들을 나쁜 유전자로 분류하여 미래 세대의 보전을 위해
희생시켰다. 미국에서도 약 6만명의 사람에게 우생학으로 강제 불임수술을 시행
했고 미국에 여파로 전 세계 40여 개국에 우생학회가 창설되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일본 등 다수 국가에 불임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우생학은 상식적 윤리에 위배되고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극단적인 방식이다.
<교류>
피부색이나 성장 배경 혹은 종교를 이유로 누군가를 미워하도록 타고난 사람은
없다. 혐오는 학습으로 습득된 것이고 학습을 통해 누군가를 혐오할 수 있다면
반대로 타인을 사랑하도록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마음은
사랑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교육은 역효과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에 다양함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들어 교내 다른 인종을 룸메이트로 둔
학생들이 인종 간 교류를 더 편하게 느끼고 다인종 커플에 관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집단 사람들과 자주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사회적
유대감이 더 많이 형성되며 타인이 지닌 생각에 대한 감수성도 전반적으로 강화
될 수 있다. 이데올로기, 문화, 인종이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은 우리 모두가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평화 시위>
평화로운 시위와 폭력적인 시위 중 어느 것의 효과가 더 클까? 연구에 따르면 평화
로운 전략이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는다고 한다. 폭력 시위는 위협감을 가중시켜
보복성 비인간화의 순환 고리를 만들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평화 시위로 성공했을 때는 민주적 체제가 수립되어 다시 내전 상태로 돌아
가지 않는 경향이 더 높았다. 평화 시위에 참여하는 인원이 폭력 시위에 참여하는
인원보다 평균 14만명이 더 많았고 여성, 어린이, 노인이 모두 참여할 수 있었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전개되는 평화 시위가 성공률이 더 높다.
<험담>
표현의 자유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제 기능을 위해선 몇 가지 제약이 동반된다.
그것은 공중매체에서 욕설을 사용하거나 누군가를 욕하고 협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 집단의 구성원이 다른 집단을 혐오하거나 비인간화하는 말은 발언을
듣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도록 유발하기 때문이다. 험담을 엿듣기만 해도
그에 동조해 그 집단을 비인간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면성>
위에서 언급했었지만 늑대와 개는 같은 종이다. 토머스 홉스는 시민론에서 '인간은
인간에게 신이며, 동시에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 한 시민은 다른 시민에게 신이
지만, 한 도시는 다른 도시에게 늑대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주변 사람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애착과 공감의 본성이 있지만, 동시에 같은 집단 외에는 죄다 열등하고
사악한 늑대 무리라고 여기는 본성도 있다.
<에필로그>
처음에 이 책이 유전학과 관련된 책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사회문제, 인종차별,
윤리 등을 다루고 있었다. 특히나 흑인의 비인간화와 인종차별에 마음이 아팠고
피부색의 다름에서 오는 이질감과 경계심이 본능에 의한 자연스런 반응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좀처럼 편견을 깨는건 어려운 일이라는걸 느꼈다. 인종차별의
당사자가 느꼈을 고립과 위협들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은 실감하게 되었다.
또 책의 제목 처럼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다정함을 선택했고 사회적 동물이라
불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어려운 책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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